저는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자영업자였어요. 거리 두기로 인해 폐업을 결정하고 바로 이어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전업이 되었습니다. 아기가 조금 자라 어린이집에 갈 무렵부터 막연하게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막막하더라고요. 말 그대로 경력단절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한참은 방황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N잡러, 디지털노마드의 삶을 살아야겠다 생각하고 행동을 옮기는 중입니다.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말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채로운 인생 경험과 유연한 사고력을 가진 이들이 새롭게 부상하는 직업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단지 20~30대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닌, 경력을 이어가고 싶은 수많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디지털노마드로 전환하면서 어떤 직업을 선택할 수 있고, 어떤 방식으로 시작하며, 자신의 경험과 재능을 수익으로 바꾸는지에 대한 글을 써보도록 할게요.
재취업을 위한 디지털노마드 전환의 중요성
경력단절 여성들이 다시 일터로 복귀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바로 ‘공백의 불이익’입니다. 몇 년간 일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력서에서 탈락하거나, 이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디지털노마드는 이런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이자 기회입니다. 기존 회사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시간표에 맞게 일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콘텐츠 제작, 원격 고객 응대, 온라인 교육, 블로그 운영, SNS 마케팅, 번역, 문서 작성 등의 분야는 전문 자격 없이도 진입이 가능한 직업군이 많고, 예전 경력을 기반으로 충분히 재도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출판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여성은 전자책 편집이나 교정 교열로, 사무직 경력이 있다면 엑셀, 파워포인트 제작 대행 업무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재취업을 고민 중인 여성들이 디지털노마드라는 새로운 길을 통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구조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 희망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또, 재교육이 필요한 경우에도 유튜브 강의, 온라인 교육,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접근성도 높아졌습니다.
프리랜서로서의 첫 걸음, 무엇부터 시작할까?
디지털노마드로 전향하려면 프리랜서의 사고방식과 습관을 먼저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일감을 찾고 관리해야 하므로,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 학습을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영역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무엇을 잘하는가?’를 명확히 정의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직업군을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할 수 있는 일’, ‘주변에서 자주 도움을 요청받았던 일’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세요.
이후에는 소규모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국내 플랫폼으로는 크몽, 탈잉, 숨고 등이 있고, 해외 플랫폼으로는 업워크, 피버, 프리랜서닷컴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에게 PPT를 자주 만들어주던 경험이 있다면, 파워포인트 템플릿 제작 의뢰를 받아 수익을 올릴 수 있고, 과거 블로그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면 콘텐츠 작성을 대행하거나 블로그 관리 업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블로그를 통한 수익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프로젝트를 통해 신뢰도를 쌓고, 후기와 포트폴리오를 확보해야 합니다. SNS와 블로그를 활용한 자기 브랜딩은 아주 중요한 전략입니다.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보여주고, 작업 과정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함’입니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디지털노마드로 성공하려면 일정한 루틴을 만들고, 하루 최소 2~3시간은 스스로를 위한 업무에 집중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학교에 간 시간, 저녁 준비 전 1~2시간을 활용해 꾸준히 활동하다 보면, 점점 더 많은 수익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내 재능을 어떻게 수익으로 바꿀 수 있을까?
많은 여성들이 “나는 돈이 될만한 재능이 없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우리 일상에서 쌓아온 경험은 모두 ‘재능’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육아 경험은 블로그 포스팅이나 유튜브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고, 손재주가 있다면 핸드메이드 제품을 쿠팡 마켓플러스나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N잡 트렌드에 따라 ‘본업 + 부업’을 병행하는 디지털노마드 모델도 많아졌습니다.
요리나 정리 정돈 능력도 충분히 상품화가 가능합니다. 클래스101, 탈잉, 솜씨당과 같은 플랫폼에서는 누구나 강사가 되어 자신만의 온라인 클래스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력단절 여성들 중에는 김치 담그기 클래스, 이유식 만들기 수업, 기초 포토샵 수업 등을 통해 월 수익 300만 원 이상을 올리는 사례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포장할 것인가’에 대한 감각입니다. 콘텐츠의 질만큼이나 ‘스토리’가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또 수익화를 위해선 다양한 수입원 확보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애드센스를 통한 광고 수익, 온라인 강의 판매, 책 출간, 제품 제휴 등의 다방면 수익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작은 성공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소소한 수익이라도 꾸준히 이어지면, 그것이 곧 장기적인 커리어로 이어집니다. 기술이 부족하더라도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을 꾸준히 운영하며 노하우를 익히면, 누구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단어는 이제 도전을 멈춘 여성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디지털노마드는 시대가 선물한 새로운 일자리입니다. 지금은 기술도, 정보도, 플랫폼도 모두 열려 있는 시대입니다. 부족한 건 오직 시작에 대한 용기와 시간을 쏟아내는 열정 정도가 필요합니다. 하루 1시간의 루틴부터, 소소한 재능 하나부터 시작해 보세요. 저는 블로그에 맛집포스팅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작은 실천이 내일의 자유로운 커리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경력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가능성이 잠시 쉬고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나아가길 바랍니다.